HK사설


한국한의원 원장님께서 전하는 글

제목사랑이 이긴 병, 희망이 이긴 시간
  • 조회수
  • 963
  • 작성일
  • 2025-09-09

 

 

아직 봄바람이 완전히 채 피어나지 않은 어느 날, 90을 바라보는 두 노인 부부가 조심스레 내원하셨습니다. 

할머니는 멍한 눈빛과 떨리는 손, 겨우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딛는 모습으로 한의원의 문을 열었습니다. 

옆에서 부축하는 할아버지의 눈빛에는 안쓰러움과 애틋한 사랑이 깊이 담겨 있었습니다.

“선생님… 우리 마누라가 이제는 저도 잘 알아보지 못합니다.”

할아버지의 목소리에는 간절함과 함께 긴 세월을 함께 버텨온 사랑의 무게가 스며 있었습니다. 

파킨슨병으로 오랜 세월 고통을 겪고, 이제는 기억마저 희미해져 가는 아내를 바라보는 마음이 얼마나 아팠을까요. 

할머니의 눈가에도 말없는 눈물이 맺혀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토록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데, 이 사랑이 분명히 몸과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다.’

그날부터 노부부는 빠짐없이 내원을 하셨습니다. 

침치료와 탕약을 함께하며 얼마지나지 않아 지나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떨리던 손과 발이 차츰 안정되고, 멍하던 눈빛에도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잊혀가던 기억이 서서히 돌아오며, 할아버지를 다시 바라보고 미소 짓는 할머니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수개월이 지난 지금,
이제는 큰 도움 없이 두 분이 손을 꼭 잡고 함께 내원하십니다. 

그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한의사가 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가슴 깊이 올라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듯, 병이 주는 겨울을 지나 사랑과 정성의 봄을 맞이한 두 분의 모습이 우리에게 말해 줍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사랑은 병보다 강하며, 희망은 세월보다 깊다는 사실을.

두분께 
사랑과 존경그리고 감사를 전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오래동안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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